친구에게 양보만 하는 아이, 부모가 도와주는 방법
친구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먼저 양보하고, 하고 싶은 놀이보다 친구가 원하는 놀이를 따라가는 아이가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배려심이 많구나” 싶다가도 매번 자기 마음을 뒤로 미루는 모습을 보면 걱정되기도 합니다.
친구에게 양보만 하는 아이가 반드시 친구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갈등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일 수도 있고 친구를 배려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자신을 싫어할까 봐 싫은 상황에서도 계속 참거나, 자신의 의견을 거의 표현하지 못한다면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배려심은 지켜주면서도 친구관계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부모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은지 정리했습니다.

1. 배려하는 것과 무조건 양보하는 것은 다릅니다
친구에게 양보할 줄 아는 것은 아이가 관계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능력입니다.
문제는 양보가 아이의 선택이 아니라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놀 때 번갈아 장난감을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배려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를 한 뒤 다음 놀이에서는 친구의 의견을 따르는 것도 서로 맞춰가는 과정입니다.
반면 자신이 먼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인데도 친구가 달라고 할 때마다 바로 내어주거나, 하기 싫은 놀이인데도 친구가 하자고 하면 계속 따라가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싫다고 하면 친구가 나랑 안 놀까 봐.”
“○○가 화내면 싫어.”
아이에게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단순히 착하고 양보를 잘하는 것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친구를 배려하는 것만큼 자신의 마음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2. 아이가 왜 양보하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친구에게 양보하는 모습만 보고 바로 “너도 네 것을 챙겨야지”라고 말하기보다 아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양보라도 이유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정말 좋아서 스스로 양보했을 수도 있고, 가지고 놀던 것에 더 이상 관심이 없어서 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친구와 갈등이 생기는 것이 불편하거나 거절하면 친구가 자신과 놀지 않을까 봐 양보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왜 또 줬어?”라고 묻기보다 조금 다르게 질문해보세요.
“그 장난감 친구한테 주고 싶어서 준 거야?”
“너도 더 가지고 놀고 싶었어?”
“그때 네 마음은 어땠어?”
아이의 답을 들어보면 스스로 선택한 양보인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워서 한 행동인지 조금씩 구분할 수 있습니다.
3. 친구가 떠날까 봐 맞춰주는지도 살펴보세요
특정 친구를 많이 좋아하는 아이에게서 지나친 양보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친구가 원하는 놀이를 계속 따라가고, 자신의 물건을 쉽게 내어주고, 친구가 다른 아이와 놀려고 하면 불안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에게는 ‘친구에게 잘 맞춰줘야 계속 나와 놀아줄 것’이라는 마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그런 친구랑 놀지 마”라고 관계를 끊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친구와 생각이 달라도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친구가 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네가 원하는 것도 중요해.”
“친구랑 다른 걸 하고 싶다고 말해도 괜찮아.”
“친구끼리도 항상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야.”
이런 말을 일상에서 반복해서 들려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특정 친구에게 유독 많이 맞춰주고 그 친구의 반응에 따라 기분까지 크게 달라진다면 「아이가 한 친구에게만 집착할 때 부모가 도와주는 방법」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2026.09.04 - [아이와 자라는 하루] - 아이가 한 친구에게만 집착할 때 부모가 도와주는 방법
4. 집에서 작은 선택부터 아이에게 맡겨보세요
친구관계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려면 먼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말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정에서부터 작은 선택을 아이에게 맡겨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이 책이랑 저 책 중 어떤 걸 읽고 싶어?”
“간식 먹고 그림 그릴까, 블록 놀이할까?”
“오늘 입고 싶은 옷은 어떤 거야?”
선택의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아이가 선택했을 때 부모가 이유 없이 다른 것으로 바꾸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했고 그 의견이 존중받는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내 생각을 말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친구관계에서도 같은 경험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생각도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익히는 것입니다.
5. “싫어”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말을 알려주세요
부모가 “싫으면 싫다고 해”라고 이야기해도 실제 상황에서는 아이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를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다른 사람에게 맞춰주는 아이에게 강하게 “싫어!”라고 말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황별로 사용할 수 있는 짧은 표현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나 이거 조금 더 하고 싶어.”
“이거 다 하고 줄게.”
“이번에는 내가 먼저 하고 다음에 네가 해.”
“나는 다른 놀이하고 싶어.”
“그건 싫어.”
부드럽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말부터 분명하게 거절해야 할 때 사용하는 말까지 다양하게 연습해볼 수 있습니다.
부모와 인형이나 블록을 가지고 역할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가 “그거 나 줘”라고 하면 아이가 “나 아직 하고 있어. 다 하고 줄게”라고 말해보는 식입니다.
실제 친구관계에서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한 번이라도 연습해본 문장은 훨씬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6. 아이 대신 부모가 바로 해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친구에게 매번 양보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가 대신 나서서 “우리 아이가 먼저 가지고 놀았잖아”라고 말해주고 싶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신체적인 위협이나 반복적인 괴롭힘처럼 어른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끼리 충분히 조율할 수 있는 작은 상황이라면 잠시 기다려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나 아직 하고 있어”라고 말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결국 양보했다고 해서 곧바로 “왜 또 양보했어?”라고 지적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집에 돌아온 뒤 편안한 상황에서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아까 너도 그걸 더 하고 싶은 것 같았는데 맞아?”
아이가 그렇다고 한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말해볼지 함께 생각해보세요.
부모가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가 사용할 수 있는 말을 함께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7. “착한 아이니까 양보해야지”라는 말은 조심하세요
아이에게 양보를 가르치면서 부모가 무심코 사용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네가 형이니까 양보해.”
“착한 친구는 양보하는 거야.”
“친구가 하고 싶다는데 한번 줘.”
물론 상황에 따라 양보가 필요한 순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들은 아이는 자신의 것을 지키는 행동을 ‘착하지 않은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양보는 강요해서 하는 행동보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네가 조금 더 하고 싶으면 다 하고 나서 친구에게 줄 수도 있어.”
“둘 다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렇게 말하면 양보 이외에도 순서를 정하거나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 자기 것을 지키는 태도도, 무조건 친구에게 양보하는 태도도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서로 조율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8. 유치원에서는 어떤 모습인지 선생님께 확인해보세요
집에서는 아이의 설명을 통해서만 친구관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유치원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계속 “친구가 하자는 대로 했어”, “내가 그냥 줬어”라고 이야기하거나 특정 친구에게 유독 맞춰주는 모습이 걱정된다면 담임 선생님께 관찰을 부탁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친구에게 자기 의견을 잘 이야기하는 편인가요?”
“친구가 원하는 대로 계속 맞춰주는 모습은 없나요?”
“놀이를 선택할 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나요?”
이처럼 특정 친구의 잘못을 확인하기보다 우리 아이가 관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의 관찰을 통해 부모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께 친구관계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어렵다면 「유치원 선생님께 친구관계 상담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대화 방법과 질문 정리」에서 상담 전 준비사항과 질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09.05 - [아이와 자라는 하루] - 유치원 선생님께 친구관계 상담할 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대화 방법과 질문 정리
친구에게 양보만 하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
친구에게 양보하는 아이를 무조건 소극적이라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고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아이의 장점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마음보다 항상 친구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고, 관계가 멀어질까 봐 싫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다면 자기표현을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에서 작은 선택을 직접 해보게 하고, “나는 이걸 하고 싶어”, “조금 더 하고 줄게”, “그건 싫어”처럼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경험을 만들어주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자주 알려주면 좋은 말이 있습니다.
“친구 마음도 중요하고 네 마음도 똑같이 중요해.”
친구에게 양보하지 않았다고 해서 나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상대방의 생각도 듣고 서로 방법을 찾아가는 것 역시 친구관계를 배우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부모의 목표는 아이를 무조건 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은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우리집 작은 발견, 모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