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와 “오늘 친구가 나랑 안 놀아줬어”라고 말하면 부모의 마음도 덩달아 무거워집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친구들에게 소외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유치원에서 혼자 지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부터 앞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친구에게 한 번 거절당했다고 해서 곧바로 친구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아기에는 오늘 가장 친했던 친구와 내일은 다른 친구가 놀기도 하고, 놀이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관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유치원 친구가 안 놀아줄 때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는 것이 좋을까요?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면서도 친구관계를 건강하게 배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화 방법과 부모가 확인해야 할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유치원 친구가 안 놀아준다고 하면 먼저 감정을 받아주세요
아이가 “친구가 나랑 안 놀아줬어”라고 이야기했을 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속상한 마음에 “왜 안 놀아준대?”, “다른 친구랑 놀면 되잖아”라고 바로 이야기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거절당한 경험 자체가 상당히 큰 사건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먼저 다음과 같이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같이 놀고 싶었는데 친구가 안 논다고 해서 속상했겠구나.”
“네가 좋아하는 친구라서 더 서운했겠다.”
“그때 기분이 어땠어?”
중요한 것은 친구의 행동이 옳았는지 잘못됐는지를 바로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도록 기다려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진정시 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른 친구랑 놀면 되지”라는 말은 조금 기다려주세요
부모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말 중 하나가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랑 놀아”입니다. 물론 결국 아이에게 필요한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하자마자 이 말을 들으면 자신의 마음을 부모가 이해하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감정을 충분히 받아준 뒤 해결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친구랑 놀고 싶었구나. 그런데 그 친구가 다른 놀이를 하고 싶었던 것 같네. 다음에는 다른 친구에게도 같이 놀자고 해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 이야기하면 특정 친구를 나쁜 친구로 만들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친구관계에서 거절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고 자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거절을 경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거절당했을 때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아이의 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세요
어린아이들은 있었던 일을 어른처럼 시간 순서대로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무도 나랑 안 놀아.”
“친구가 나를 싫어해.”
이런 말을 들으면 부모는 유치원에서 아이가 계속 혼자 지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특정 놀이 시간에 한 친구가 함께 놀지 않았던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를 추궁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상황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때 어떤 놀이를 하고 있었어?”
“그 친구는 누구랑 놀고 있었어?”
“그다음에는 누구랑 놀았어?”
“오늘 재미있었던 놀이는 뭐였어?”
특히 마지막 질문처럼 친구 문제 이외의 하루도 함께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속상했던 한 가지 사건만으로 유치원에서의 하루 전체를 부정적으로 기억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친구에게만 매달리고 있다면 선택지를 넓혀주세요
유아기에는 유독 좋아하는 친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가 그 친구하고만 놀려고 하면서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이때 “걔랑 놀지 마”라고 관계를 끊게 하기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를 넓혀주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와 대화하면서 “오늘 ○○랑은 뭐 하고 놀았어?”, “△△도 그 놀이 좋아하지 않아?”처럼 다른 친구에게도 관심을 돌릴 수 있습니다.
부모가 평소 “제일 친한 친구가 누구야?”라고 자주 묻는 것도 아이에게는 친구 사이에 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대신 “오늘 누구랑 재미있게 놀았어?”처럼 여러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질문이 좋습니다.
친구는 반드시 한 명과 가장 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놀이에 따라 여러 친구와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유치원 선생님께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며칠 지켜봤는데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담임 선생님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만 “○○가 우리 아이를 따돌리는 것 같아요”라고 결론부터 내리기보다 유치원에서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최근에 친구가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원에서는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특정 친구하고만 놀려고 하는 모습이 있는지도 한번 봐주실 수 있을까요?”
교사는 여러 놀이 시간 동안 아이들의 관계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아이의 이야기만 들었을 때와 다른 모습을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특히 특정 아이가 반복적으로 놀이에서 배제하거나 놀리기, 위협하기, 물건 빼앗기 등의 행동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친구 사이의 일시적인 거절과는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가 피하면 좋은 말도 있습니다
아이가 친구관계로 속상해할 때 부모의 걱정이 너무 크게 전달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걔 나쁜 친구네.”
“엄마가 선생님한테 당장 말할게.”
“너도 걔랑 놀아주지 마.”
“왜 너만 자꾸 당하고 있어?”
이런 말은 순간적으로 아이의 편을 들어주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친구관계를 흑백으로 판단하게 만들거나 아이의 불안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걸 가지고 뭘 속상해해”라고 감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해결사가 되어 모든 친구 문제에 개입하기보다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작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친구가 없다고 할 때 매일 확인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번 친구 문제를 들은 뒤 걱정이 되면 다음 날부터 “오늘은 친구랑 놀았어?”, “오늘도 ○○가 안 놀아줬어?”라고 계속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부모가 매일 같은 문제를 확인하면 아이 역시 그 친구와의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될 수 있습니다.
대신 “오늘 제일 재미있었던 일이 뭐였어?”, “오늘 웃었던 일 있었어?”처럼 유치원 생활 전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질문을 섞어주세요.
그러면서 아이가 반복해서 같은 친구 문제를 이야기하는지,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거나 잠들기 어려워하는 등 생활에도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유치원 친구가 안 놀아줄 때 부모가 기억할 것
유치원 시기의 친구관계는 계속 변합니다. 오늘 같이 놀지 않았던 친구가 내일 다시 즐겁게 놀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의 거절만으로 아이가 친구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친구가 나랑 안 놀아줬어”라고 말한다면 먼저 “속상했겠다”고 마음을 받아주세요. 그다음 상황을 천천히 들어보고 다른 친구에게 다가가거나 다른 놀이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부모가 조급하게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는 친구에게 다가가는 경험도, 거절당하는 경험도, 다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경험도 하면서 조금씩 사회성을 배워갑니다.
아이의 모든 친구관계를 대신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힘든 일이 생겼을 때 편하게 돌아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아이가 친구관계를 배워가는 데 든든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집 작은 발견, 모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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